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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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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핵심은 역할(role), 책임(responsibility), 협력(collaboration)이다.
객체지향 설계의 핵심은 협력을 구성하기 위해 적절한 객체를 찾고 적절한 책임을 할당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클래스와 상속은 객체들의 책임과 협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 사용할 수 있는 구현 메커니즘일 뿐이다.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협력이 필요하고 협력을 위해 어떤 역할과 책임이 필요한지를 고민하지 않은 채 너무 이름 시기에 구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변경하기 어렵고 유연하지 못한 코드를 낳는 원인이 된다.

협력

객체지향 시스템은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다.
객체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시스템의 기능이라는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객체와 협력하는 사회적인 존재다. 협력은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메시지 전송(message sending)은 객체 사이의 협력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다른 객체의 상세한 내부 구현에 직접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오직 메시지 전송을 통해서만 자신의 요청을 전달할 수 있다.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는 메서드를 실행해 요청에 응답한다.
여기서 객체가 메시지를 처리할 방법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외부의 객체는 오직 메시지만 전송할 수 있을 뿐이며 메시지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가 직접 결정한다. 이것은 객체가 자신의 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자율적인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객체를 자율적으로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내부 구현을 캡슐화하는 것이다.
캡슐화를 통해 변경에 대한 파급효과를 제한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율적인 객체는 변경하기도 쉬워진다.

자율적인 객체는 자신에게 할당된 책임을 수행하던 중에 필요한 정보를 알지 못하거나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적절한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송해서 협력을 요청한다.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 역시 메시지를 처리하던 중에 직접 처리할 수 없는 정보나 행동이 필요한 경우 또 다른 객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처럼 객체들 사이의 협력을 구성하는 일련의 요청과 응답의 흐름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이 구현된다.

애플리케이션 안에 어떤 객체가 필요하다면 그 이유는 단 하나여야 한다.
그 객체가 어떤 협력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객체가 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이유는 협력에 필요한 적절한 행동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객체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객체가 참여하고 있는 협력이다. 협력이 바뀌면 객체가 제공해야 하는 행동 역시 바뀌어야 한다. 협력은 객체가 필요한 이유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의 동기를 제공한다.

객체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협력이라면 객체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다.
객체의 상태는 그 객체가 행동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로 결정된다.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결정하고 관리하는 자율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에 필요한 상태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한다.
상태는 객체가 행동하는 데 필요한 정보에 의해 결정되고 행동은 협력 안에서 객체가 처리할 메시지로 결정된다.
결과적으로 객체가 참여하는 협력이 객체를 구성하는 행동과 상태를 모두를 결정한다.
따라서 협력은 객체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일종의 문맥(context)을 제공한다.

책임

객체를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문맥인 협력이 갖춰졌다고 하자.
다음으로 할 일은 협력에 필요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객체를 찾는 것이다.
이때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을 책임이라고 부른다.

책임이란 객체에 의해 정의되는 응집도 있는 행위의 집합으로, 객체가 유지해야 하는 정보와 수행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개략적으로 서술한 문장이다. 즉, 객체의 책임은 객체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책임과 메시지의 크기는 다르다. 책임은 객체가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을 종합적이고 간략하게 서술하기 때문에 메시지보다 추상적이고 개념적으로도 더 크다. 처음에는 단순한 책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여러 개의 메시지로 분할되기도 하고 하나의 객체가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책임이 나중에는 여러 객체들이 협력해야만 하는 커다란 책임으로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책임의 관점에서 ‘아는 것’과 ‘하는 것’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객체는 자신이 맡은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을 책임이 있다.
또한 객체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작업을 도와줄 객체를 알고 있을 책임이 있다. 어떤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함께 알아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객체에게 책임을 할당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자율적인 객체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에게 그 책임을 할당하는 것이다.
이를 책임 할당을 위한 INFORMATION EXPERT(정보 전문가) 패턴이라고 부른다.
정보 전문가에게 책임을 할당하는 것은 일상 생활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과도 유사하다.
일상 생활에서도 어떤 도움이 필요한 경우 그 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잇는 객체에게 도움을 청한다. 객체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객체들 역시 협력에 필요한 지식과 방법을 가장 잘 알고있는 개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필요한 이 행동이 객체가 수행할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객체에게 책임을 할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협력이라는 문맥을 정의해야 한다.
협력을 설계하는 출발점은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기능을 시스템이 담당할 하나의 책임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객체지향 설계는 시스템의 책임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더 작은 책임을 찾아내고 이를 개체들에게 할당하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모양을 갖춰간다.

책임을 찾고 책임을 수행할 적절한 객체를 찾아 책임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설계하는 방법을 책임 주도 설계(RDD)라고 부른다.
다음은 책임 주도 설계 방법의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1.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기능인 시스템 책임을 파악한다.
  2. 시스템 책임을 더 작은 책임으로 분할한다.
  3. 분할된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아 책임을 할당한다.
  4.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는 도중 다른 객체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이를 책임질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는다.
  5. 해당 객체 또는 역할에게 책임을 할당함으로써 두 객체가 협력하게 한다.
    협력은 객체를 설계하기 위한 구체적인 문맥을 제공한다. 협력이 책임을 이끌어내고 책임이 협력에게 참여할 객체를 결정한다. 책임 주도 설계는 자연스럽게 객체의 구현이 아닌 책임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구현이 아닌 책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유연하고 견고한 객체지향 시스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재료가 바로 책임이기 때문이다.

객체가 책임을 할당하는 데 필요한 메시지를 먼저 식별하고 메시지를 처리할 객체를 나중에 선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객체가 메시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가 객체를 선택하게 했다.
메시지가 객체를 선택하게 해야 하는 두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 객체가 최소한의 인터페이스(minimal interface)를 가질 수 있게 된다.
필요한 메시지가 실별될 때까지 객체의 퍼블릭 인터페이스에 어떤 것도 추가하지 않기 때문에 객체는 애플리케이션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꼭 필요한 크기의 퍼블릭 인터페이스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객체는 충분히 추상적인 인터페이스(abstract interface)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객체의 인터페이스는 무엇(what)을 하는지는 표현해야 하지만 어떻게(how) 수행하는지를 노출해서는 안 된다.
메시지는 외부의 객체가 요청하는 무언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메시지를 먼저 식별하면 무엇을 수행할지에 초점을 맞추는 인터페이스를 얻을 수 있다.

역할

객체는 협력이라는 주어진 문맥 안에서 특정한 목적을 갖게 된다.
객체의 목적은 협력 안에서 객체가 맡게 되는 책임의 집합으로 표시된다. 이처럼 객체가 어떤 특정한 협력 안에서 수행하는 책임의 집합을 역할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협력을 모델링할 때는 특정한 객체가 아니라 역할에게 책임을 할당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역할을 통해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한 협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할은 객체가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슬롯이다. 따라서 유용하고 재사용 가능한 설계라는 문맥에서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직 한 종류의 객체만 협력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역할이라는 개념을 고려하는 것이 유용할까? 역할이라는 개념을 생략하고 직접 객체를 이용해 협력을 설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이런 경우에 역할을 사용하는 것은 상황을 오히려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협력에 적합한 책임을 수행하는 대상이 한 종류라면 간단하게 객체로 간주한다.
만약 여러 종류의 객체들이 참여할 수 있다면 역할이라고 부르면된다.

느낀점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구상할 때, 객체들간의 협력을 중심으로 설계한적이 몇번이나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였다. 중요한건 객체가 가진 상태가 아니라 행동을 중심으로 도메인을 설계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행동을 해야하는 책임을 가질 객체를 선정하고 같은 책임을 가지고있는 객체가 여러개라면 역할을 통해 객체를 설계하는 방식을 다시 한번 리마인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프로젝트에서 getter로 행동의 책임이 없는 객체가 다른 객체의 데이터를 직접 가져와 처리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이 부분을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정보 전문가에게 책임을 줄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구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